카카오톡 뒷담화는 왕따 아니다
최근 강릉, 부산, 서울, 천안 등에서 학교 폭력 사건이 연달아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래들이 신체적으로 해를 끼치는 동영상을 촬영해 올렸습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사법당국은 가해자를 구속 하는 등 엄벌에 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가 발간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위에 언급된 '신체적 폭력' 보다 '정서적 폭력'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7년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교폭력 피해자는 3만 7000명입니다. 언어 폭력이 34.1%로 가장 많고, 집단 따돌림이 16.6%, 스토킹이 12.3 %입니다. 신체 폭행은 11.7%에 불과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정서적 폭력으로 학생들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며 “학교폭력이 점차 대응하기 어려운 유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이같은 정서적 폭력의 기준을 엄하게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동급생을 비방하고 욕하더라도 피해 학생이 채팅방에 없어 알 수 없었다면 학교 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최근 나온 한 판례를 소개 하겠습니다.
서울 A 고등학교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ㄱ양에 대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ㄴ양과의 교우관계를 정리 하기 위해 비방, 욕설, 따돌림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봉사 4시간, 심리치료 3시간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ㄱ양은 "ㄴ양에게 비방이나 욕설과 같은 따돌림을 한 사실이 없다"며 징계처분 무효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적 발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 학생이 알수 없었다면 학교 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 ㄱ양이 카카오톡으로 ㄴ양에 대한 험담이나 비난을 하면서 '병신', '개○○○' 등 욕설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욕설 중 상당부분은 ㄱ양이 자조적으로 내뱉은 것에 불과하고 직접적으로 ㄴ양과 관련된 부분은 처음부터 ㄴ양에게 도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단체 채팅방 구성원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ㄴ양에게 신체·정신·재산적 피해를 가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가장 핵심 구절이 나옵니다. 설사 대화 내용이 유출 돼 ㄴ양이 알게 되더라도 " 학교폭력 행위는 피해학생을 겨냥해 각종 피해를 유발하는 것을 의도한 가해행위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사후적으로 대화내용이 유출됐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학교폭력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즉, 카카오톡을 통해 뒷담화가 이뤄진 것은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겁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뒷담화를 통해서 실제 다른 학생들이 피해 학생과 교우관계를 단절하는 '현실화' 된 경우에만 학교폭력예방법에 정한 따돌림으로 의율할 수 있으며, 따돌림을 합의한 것으로는 따돌림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학교폭력,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고소를 원한다면 당시 상황 등을 상세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욕설, 험담 등을 한 것을 저장해 두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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