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진으로 성형외과 홍보..."손해배상 해야"

법원 "성형 미인 인식 갖게 할 수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연예인 성형 전후' 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기 힘든 이런 글은 외모와 이미지가 인기로 직결되는 연예인에게 치명적이죠.

여기에 한 신인 여가수의 사진을 무단으로 병원 홍보에 이용한 성형외과와 온라인마케팅 업체가 법원으로부터 책임을 받은 판례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ㄱ씨는 2009년 10월 온라인마케팅 대행업체 운영자인 ㄴ씨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ㄴ씨는 계약에 따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병원 홍보용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몇 개월 후 ㄴ씨 회사의 신입 직원이 여성가수 ㄷ양에 대한 글을 작성해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해당 직원은 ㄷ양의 실제 성형 수술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ㄷ의 과거 사진/성형 전후'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ㄷ양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과 가수 데뷔 이후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마치 ㄷ양이 여러차례 성형 수술을 한 것처럼 작성된 내용인데요. 

해당 블로그에 약 9일간 게시됐습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ㄷ양의 소속사는 "사진을 무단으로 게재하고 병원 홍보에 사용했다"며 해당 성형외과와 온라인 대행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중들이 ㄷ양에게 '성형 미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여, 대중의 호감을 얻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신인 여성 가수의 이미지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쳤다"며 온라인 대행업체와 병원 측이 ㄷ양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직원의 행위는 ㄷ양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했다"며 "직원의 사용자인 ㄴ씨가 병원의 온라인 홍보 업무수행 과정에서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대행업체뿐만 아니라 병원측도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ㄴ씨가 계약에 따라 매월 일정표를 작성한 후 병원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주별 및 월별 보고서를 작성해 병원에 제출하는 등 ㄴ씨의 업무는 병원을 홍보하기 위한 블로그 관리 등에 있다"며 "ㄴ씨와 계약을 체결한 성형외과 의사 ㄱ씨 또한 사용자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초상권, 저작권 침해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글의 내용 및 ㄷ양이 입은 이미지 훼손의 정도, 글이 게시된 매체의 접근성과 전파성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며 "온라인 대행업체와 병원측이 연예인 ㄷ양에게 명예훼손에 대한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처러머 연예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만큼 병원 관계자 분들은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