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약정서 진료비 연대보증 없어지나?

권익위 "병원 입원약정서 연대보증인 작성 없애라"

국민권익위원회가 병원 입원약정서에 연대 보증인 작성란을 없애도록 보건복지부에 권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공공병원은 내년 3월까지 입원약정서에서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삭제하도록 했습니다.

민간병원은 내년 6월까지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자율적으로 삭제하거나 선택사항임을 명시하라고 권고했는데요.

다만 병원들이 성실하게 진료한 후에도 환자 진료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 만큼 연대보증을 민간병원에 제한하려면 그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권익위는 연대보증이 환자나 보호자의 선택사항이며 연대보증을 이유로 병원이 입원을 거부하는 행위는 정당한 진료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익위는 상당수 병원이 병원비 미납률 증가 등을 우려해 연대보증인 작성을 관행적으로 요구했다고 봤습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는 건데요.

권익위가 공공병원 55개 및 지역 민간 종합병원 63개 등 총 118개 병원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72%인 85개 병원에서 입원약정서에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둔 34개 공공병원 중 33곳이 실제 입원환자로부터 연대보증인 인적사항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권익위는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삭제한 서울대병원 등 13개 병원의 병원비 미납률을 분석한 결과 작성란 삭제 전·후에 미납률에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한 곳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미납률이 증가한 경우에도 증가율이 1% 미만이어서 연대보증인과 미납률 간에는 상관관계가 미미했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충북대병원은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삭제하기 전 3개월간 병원비 미납률이 5.19%였으나, 삭제 후 3개월간 미납률은 4.28%로 0.91%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마산의료원과 중앙보훈병원도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삭제한 뒤 미납률이 감소했습니다. 

권익위 관계자는 "병원이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행위는 환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제도개선 방안이 현장에서 이행되면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권익위의 권고 사항이지만, 진료비 연대보증을 강제로 금지하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최근 발의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연대보증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이유로 진료 거부가 되는 경우 제재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처럼 진료비 연대보증을 없애는 것이 큰 추세라면, 진료비를 받지 못하는 의료인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마주치는 의료인들은 진료비를 납부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 겪는 곤란에 대해 토로하곤 합니다.

권익위는 대형병원을 상대로 요금 미납률이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개인 개업의의 경우 한 두 분의 장기 입원 환자들의 요금 미납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이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담긴 정책이 뒤따르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