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바뀐 약 먹고 장애…의료진 책임은?

법원 "바뀐 약 복용 신체기능 악화...

환자에게도 일부 책임"

얼마 전 환각 증상에 시달리던 한 여중생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확률이 매우 낮긴 하지만 타미플로를 복용한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서 환각이나 환청 등의 부작용이 발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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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더욱 논란이 됐던 건 타미플루 처방 당시 의사는 물론 약사에게서도 부작용 경고 등 제대로 된 복약지도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복약지도에 대한 책임이 의사와 약사 중 누구에게 있는지도 논란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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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부작용 경고와 같은 복약지도가 없었던 정도가 아니라 약사가 다른 환자의 약봉지를 잘못 전달해줬다면 어떻게 될까요? 약사의 실수임이 명백한 상황인데요. 

약사가 건네준 약봉지를 확인하지 않고 약을 복용한 환자에게도 책임이 있을까요? 약사의 책임은 어느정도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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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실수로 뒤바뀐 약봉지에 담긴 약을 복용해 신체기능이 악화됐다면 해당 환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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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A씨는 경기도 성남시 '○○내과'에서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아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약국에서 약을 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사 B씨는 다른 환자의 처방전으로 조제한 약을 건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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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약을 먹은 A씨는 극심한 복통에 시달리다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결국 평소에 앓고 있던 신장질환이 악화돼 신장기능 상실이라는 장해 진단까지 받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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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단순 실수로 인해 '신장기능 상실'이라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게 된 A씨, 약사 B씨를 상대로 5억3000여 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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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약사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법 성남지원 재판부는 "약사가 A씨에게 처방된 약을 조제, 교부할 때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약을 잘못 교부한 과실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2015가합203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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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약사의 책임은 70%로 제한했는데요. 재판부는 약사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B씨도 교부받은 약봉투에 기재된 이름, 나이 등을 확인하지 않고 약을 복용한 과실이 있다"며 "환자에게도 30%의 과실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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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과실 책임을 약봉지를 잘못 건네준 약사에게 있지만 약봉지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복약한 환자에게도 일정 부분 잘못이 있다는 판단인데요. 약사의 실수로 졸지에 병이 악화된 A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판결 내용입니다. 복약시 약봉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센스, 잊지 말아주세요. 

약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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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조(의약품 조제) ③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